▲ ⓒ새누리당 홈페이지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 끼어서 곤란한 상황이 됐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상향 조정’ 명문 규정화를 놓고 청와대가 반발하면서 새누리당 역시 명시적으로 약속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공무원연금 개혁 여야 합의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요원해졌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청와대 거수기 역할로 전락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야 합의 정신을 깡그리 무시하고 청와대에 끌려다니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단 새누리당 지도부는 11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지난 2일 여야 대표·원내대표 간 합의를 토대로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명문 규정화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사회적 기구 구성 국회 규칙에 명기를 할 것을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여야 대표·원내대표 간의 합의에는 이 규정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당분간 여야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청와대가 새누리당의 원내지도부 협상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명문 규정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대야 협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새누리당 지도부를 더욱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여야 합의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시하는 대목인데 이것을 청와대가 나서서 반대함으로써 사회적 합의 자체가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김무성 대표를 공격함으로써 당내 입지가 상당히 좁아진 형국이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의 고민이 더해지고 있다. 과연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할 수 있는가 여부가 고민이 되는 것이다. 어차피 유승민 원내대표와 협상을 마무리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청와대가 반대하게 되면 그 협상은 다시 깨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협상 테이블에 유승민 원내대표가 아니라 차라리 박근혜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럴 바에는 차라리 박근혜 대통령이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직접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김무성 대표와 청와대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내용을 사전에 청와대가 알았냐는 것을 두고 진실공방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즉,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가 권력암투를 벌이고 있다. 호사가들은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 충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로써는 현재권력인 박근혜 대통령이 다소 승리한 듯 보이지만 미래권력인 김무성 대표 역시 그냥 이대로 죽을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대로 김무성 대표가 백기투항을 하게 된다면 결국 자기정치는 사라지게 되는 것이고 이는 차기 대권 자체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김무성 대표 입장으로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싸워서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일단 패배를 인정한 듯 하지만 또 다시 어떤 식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의 권력암투는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둘 사이는 이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그런 모양새이다.

김대국 기자  dkkim@newsrun.co.kr

<저작권자 © 뉴스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