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홈페이지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 여야 합의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무산시키면서 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청와대의 헛기침에 새누리당은 몸살감기를 앓았다고 비아냥 댔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이제 협상을 새누리당이 아닌 청와대와 해야 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지난 2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합의한 내용을 새누리당이 정면으로 뒤집었기 때문이다. 뒤집은 이유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말 그대로 청와대의 헛기침 한 방 때문이었다.

청와대는 합의안이 나오자마자 ‘월권행위’라고 규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연금 개혁은 국민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나온 그 다음날은 어린이날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특별한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히지만 6일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무성 대표를 성토했고, 의원총회에서는 합의안을 완전히 뒤집어 버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새누리당이 합의 사항을 뒤집었다면서 맹비난했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은 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합의문을 뒤집은 사례는 많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내부의 반발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은 내부 반발보다는 청와대의 반발이 크게 작용한 모습이다.

이에 야당에서는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면서 크게 화를 내고 있다. 특히 여야 대표가 합의한 내용을 청와대가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합의안이 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당 대표와 원내대표까지 나서서 합의한 내용을 청와대의 말 한 마디에 완전히 뒤집어졌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한 관계자는 “이런 식이면 과연 새로운 원내지도부 즉, 이종걸 원내대표는 과연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협상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즉, 협상 파트너를 유승민 원내대표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애써 합의안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청와대가 뒤집어 버린 상황이라면 더 이상 새누리당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결국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마찬가지.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 과정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은 없고 청와대만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존재 가치가 사라진 느낌이다. 청와대의 말 한 마디에 이처럼 완전히 돌아선 것은 결국 새누리당은 청와대 거수기 역할 밖에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라고 자조 섞인 말을 내뱉었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의 고민도 크다. 5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여야 합의안 처리를 해야 하는 입장인데 협상 파트너로 유승민 원내대표를 신뢰해도 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여러모로 새누리당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이다. 새누리당의 위상은 그렇게 위축돼버렸다.

김대국 기자  dkkim@newsr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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