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10일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사랑의 교회에서 예장 합동과 통합측 목사들이 참여한 기도회가 열렸다. <이미지 출처=사랑의 교회 홈페이지>

약 100여 년 전 한반도에 기독교가 발을 디딘 이래 한국 개신교는 양적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 같은 한국 개신교를 현재 약 170여 개의 교파로 나뉘어 있는 상황. 복잡한 견해차이 등의 이유로 분열을 거듭해왔기 때문. 이는 한국 개신교의 ‘적장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장로교 또한 분열을 피해 갈 수 없었다. 특히 지난 1959년 예장합동과 통합의 분열은 장로교를 넘어 개신교단 전체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열을 거듭해 온 개신교단의 국민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 일부 목회자와 교회의 비리·부정이 1차적 원인이겠지만 교계 일각에선 개신교단의 분열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한국 개신교단의 적장자 장로교의 분열 역사를 조명해봤다.

분열의 역사

100여 년 전 외국인 선교사들의 전파 이래 한국 개신교는 양적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중에서도 장로교는 한국 개신교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대한민국 개신교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이에 장로교는 한국 개신교의 ‘적장자’ 또는 ‘장로 교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

장로교가 대한민국에 기독교가 자리 잡는데 적잖은 공을 세웠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장로교는 현재 철저하게 분열돼 있는 모습. 소규모 교단을 포함해 170개가 넘는 교파로 분열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12년 9월1일. 7개 노회에서 파송된 목사 52명, 선교사 44명, 장로 122명 등 총 219명이 모인 총회가 조직됐다. 이것이 바로 한국 장로교 총회의 출발점이었다. 한국 개신교에 있어 장로교 출범이 갖는 의미는 특별한 것이었다. 외국인 선교사의 품에서 벗어나 한민족 교회로서 독립적 출발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장로교는 병원과 학교 설립, 국민 계몽 운동 등을 통해 우리 근대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고,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속도로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같은 장로교가 1950년대에 분열됐다는 것. 지난 1952년 신사참배 문제를 놓고 갈등이 발생해 고신이 분립해 나갔고, 1953년에 신학적 노선과 관련한 이견으로 인해 예장과 기장의 분열이 발생했다. 결정타는 지난 1959년이었다. 이는 당시 세계교회협의회(WCC) 가입 여부를 놓고 분열됐기 때문이다. 당시 WCC 가입을 찬성파는 예장 통합, 반대파는 예장 합동이 됐다.

교단 이분화

결국, WCC 가입 여부를 놓고 예장합동과 통합이 갈리게 된 것. 문제는 이 같은 합동과 통합의 분열이 교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했다는 것.

합동과 통합의 분열로 인해, 장로교 내부에서 보수·진보의 갈등이 불거졌다는 지적이다. 관련 분야 일부 학자들은 양측의 분열은 사실상 WCC 가입 여부가 아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양측의 분열은 교단 내부의 정치·지역적 이념 갈등의 충돌이라는 분석이었다는 것. 때문에 이후 한국 교단 내부에서 정치적 이념 갈등의 심화 현상이 불거지게 됐다는 관측도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합동과 통합의 분열이, 그간 대한민국 교단에서 찾아볼 수 없는 초대형 규모였다는 지적이다. 이것이 장로교 내의 분열을 넘어 한국 개신교를 양 진영으로 이분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분열 이후 합동과 통합은 장신대와 총신대를 통해 목회자를 배출, 경쟁적으로 교세를 키웠다. 이는 한국 교회 부흥에 크게 도움이 됐고 장로교가 개신교 대표주자로 자리 잡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

하지만 합동과 통합의 분열은 이후 군소 교단의 분열로 이어졌고, 이 중 일부는 교단 간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선 합동과 통합의 분열은 한국 개신교단의 분열의 상징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다시 하나 될까?

최근 한국 개신교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신도 수 감소뿐만 아니라 개신교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바닥을 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3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9.4%에 그쳤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4.6%나 됐고, 보통이라는 의견은 36%였다. 응답 결과를 5점 척도로 환산하면 평균 2.62점에 불과했다.

개신교의 낮은 신뢰도 원인은 타 종교에 대한 배타적 태도, 교회 재정 문제, 교회 지도자들의 비리 등이 꼽혔다. 하지만 교계 일각에선 이는 1차적 원인일 뿐 근본적 원인은 교단의 분열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단 분열로 인해 한국 교회의 질서가 무너지고 이로 인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됐다는 것. 때문에 한국 교회의 연합을 촉구하고 있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8월10일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사랑의 교회에서 합동과 통합 교단 측 전 총회장단이 ‘한국교회 치유와 회복을 위한 연합기도회’를 가졌다. 이는 지난 3월 교회 공신력 추락과 이단 창궐 현상 등에 위기감을 느낀 양 교단 원로급 지도자 10여 명이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뜻을 모으면서 마련된 자리다.

이에 교계 일각에선 이번 기도회를 계기로 합동과 통합의 연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교계는 한국 개신교 분열의 상징인 합동과 통합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진형 기자  katpak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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