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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조성모, 왁스, 김범수로 대표되는 '얼굴 없는 가수'가 세기를 넘어 재등장했다. 댄서에서 아이돌로, 이제는 솔로 가수로 선 가희,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에릭남, 그리고 배우 박준면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3일 방영된 MBC '복면가왕'(연출 민철기, 노시용)에서는 3대 가왕자리를 놓고 토너먼트 제1라운드 경연이 펼쳐졌다. 이날 방영분엔 2회 연속 우승한 '황금락카 두통썼네'(이하 황금락카)에게 도전장을 내민 복면가수 8인이 무대에 올랐다.

무엇보다도 큰 수확은 복면을 쓰고 이미지를 깬 가수들의 발견이었다. 솔로로 홀로서기에 나선 가수 가희는 춤실력과 섹시한 이미지에 가려 가창력을 인정받을 기회가 없었던 스타다. 유명 가수들과 함께한 댄서로 이름을 알렸고, 이후 걸그룹의 리더로 활동하면서 인기를 끌었지만, 가창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는 "가희하면 춤? 솔직히 내 목소리를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바라는 건 딱 하나다. 가희가 노래할 줄 아네, 이 정도만이라도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가 댄스가수가 아닌 노래하는 가수로서의 무대를 얼마나 꿈꿨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에릭남 역시 가수로 데뷔했지만, 그가 가수로서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을 통해 데뷔, 예능프로그램과 연예정보프로그램 등을 통해 활약하면서 노래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는 "리포터가 노래를 하네? 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고백하며 "본업이 가수라고 생각하고, 가수가 되기 위해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왔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감초 연기자 박준면은 한국 뮤지컬대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20년 내공의 실력파 뮤지컬 배우다. 최근 1집 앨범을 내고 음악적 행보도 걷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거침없이 쾌활한 노래로 무대에 해피바이러스를 퍼뜨렸다. 그는 "살을 완전히 빼고 완전하게 변신해서 나올 테니 다음에 또 불러달라"는 소감으로 유쾌한 웃음을 이끌어냈다.

복면을 한 출연자들의 노래경연이 펼쳐지는 '복면가왕'은 첫회부터 큰 화제가 되면서 예능 강자로 떠올랐다. 육아를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는 예능극장에서 색다른 콘셉트로 과감히 도전,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출연진의 화려한 실력, 재발견된 스타들의 진정성 넘치는 무대, 여기에 판정단을 속이기 위한 예능적 재미까지 더한 '복면가왕'은 전회보다 시청률 0.6% 상승, 9%(TNmS,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경연으로 살아남은 4명의 복면가수는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 '도와줘요 실버맨', '딸랑딸랑 종달새', '토끼라서 행복해요' 등이다.

이들은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치러 우승자를 가려내고, 그 가수가 지난회 우승자 '황금락카'와 가왕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친다. 과연 '황금락카'가 3번 연속 복면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가왕이 탄생할지, 오는 10일 방송되는 '복면가왕' 가왕결정전에서 밝혀진다.

박상미  enter53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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