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5일 언론과 교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진행된 <2013년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발표 세미나>의 자료집 및 후기가 소개됐다.

12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19.4%, 이를 5점 척도로 점수로 환산하면 2.62점으로 ‘보통’인 3점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볼 때, 한국교회의 낮은 신뢰수준은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2013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

기윤실은 앞서 지난 2월5일 서울 중구 열매나눔빌딩 나눔홀에서 ‘2013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세미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국민들이 개신교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세미나 당일 조흥식 교수(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본 여론조사 책임연구원)의 부재로 참석한 조성돈 교수(실천신대원,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 가 기조발제를 대행, 이번 조사의 특징을 요약했다.

조 교수는 “한국 교회의 낮은 신뢰도는 매우 심각하다”고 말한 뒤 “한국 교회신뢰도가 올해 2.62로 나타났다”며 “이는 지난 6년 동안 4회의(18.4%, 19.1%, 17.6%, 19.4%) 반복측정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낮은 신뢰도의 원인이 특정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임을 시사해준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교회의 신뢰회복을 위한 최우선적 과제는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으로 타종교인이나 종교가 없는 이들의 응답패턴은 일관성 있게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하며 “가톨릭신자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58.0%, 불교신자의 경우 전체응답의 44.5%, 종교가 없는 경우에는 전체응답의 44.8%가 한국교회의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이 신뢰도 제고를 위한 중점 추진 과제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또 “비기독교인의 한국 교회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한국 교회 성장에 중요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이들에게는 종교기관은 미덥지도 않은 것이며, 한국 교회가 그 중에서 가장 미덥지 않은 셈이다”고 말했다.

비기독교인 입장에서 교회를 신뢰하는 이유가 봉사를 많이 하고(25건), 정직하고 양심이 바르다(11건)는 응답이 나오기도 했지만, 신뢰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면,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93건), 교회 내부적 비리/부정부패가 많아서 (81건), 타종교에 대한 비판적 입장(44건), 강압적 선교방식(43건) 등을 든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조 교수는 “기독교가 왜 정직하지 않고, 사적 이익을 취하면서, 배타적으로 비쳐지고 있는지 성찰이 필요한 지점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교수는 “한국 교회의 봉사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회에 대한 도움의 정도에 대한 응답에서는 가톨릭교에 보다 우호적인 응답을 해준 것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 조성돈 교수(실천신대원,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

이원규 교수(감신대 종교사회학)는 ‘한국교회 위기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이 교수는 “한 국교회의 신뢰 수준은 지난 5년간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한국교회의 미래가 암울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바닥을 치고 있는 사회적 신뢰도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된 것은 두 가지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며 “하나는 한국사회의 도덕성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이를 개선할 책임이 개신교를 포함한 한국종교에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장 윤리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할 종교, 특히 개신교가 실제로는 너무 비윤리적이고 부도덕적이기 때문에 먼저 한국교회 자체가 갱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원규 교수(감신대 종교사회학)

한국교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 양적으로 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보다 근원적인 위는 도덕성을 상실하면서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세속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회가 영성과 도덕성을 잃으면서 사회적 신뢰도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결국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기독교의 참된 가르침을 실현함으로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인 것이다.

지용근 대표(글로벌리서치, 본 여론조사 수행기관)는 지난 2012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등 타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 지용근 대표(글로벌리서치, 본 여론조사 수행기관)

지 대표는 “연령대별 신뢰도 차이를 보이는 것은 한국사회에서의 세대간 갈등의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 특히 “은퇴를 앞둔 50대의 한국교회에 대한 불신이 수준이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윤실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신뢰증진을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해 가겠다”며 “오는 25일 오후 6시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개최될 2014년 회원총회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진정성있는 도덕적, 윤리적 실천을 통해 만성적 사회적 불신을 극복하고 이 땅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진태 기자  j2000g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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