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를 둘러싼 의혹으로 인해 분열 위기에 놓인 사랑의 교회가 최근 정관 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선 오정현 담임목사의 권한을 더욱 강화시키기 위한 정관 개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 목사가 교회 내 일부 신도들로부터 자신과 관련한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정관 개정 추진 시도의 진의가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전에도 일부 대형교회들이 정관 개정을 통해 담임목사의 권한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제왕적 ‘목회 권력’을 휘둘러 온 바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적 교회 운영을 위한 올바른 ‘교회 정관’ 성립 대안을 모색하는 긴급포럼이 열릴 예정이기에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편집자 주>

교회개혁실천연대 민주적 교회 운영 긴급포럼 개최
사랑의 교회 정관 개정…‘담임목사’ 권한 집중 우려
시대적 흐름 역주행 모양새…현실적 대안 마련의 장

▲ 교회개혁실천연대(대표 방인성)가 주관하고 사랑의 교회 갱신위원회가 오는 3월26일 오후 3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예홀에서 ‘악법도 법이다?’라는 주제로 긴급포럼을 연다. <사진출처=교회개혁실천연대 홈페이지>

교회개혁실천연대(대표 방인성)가 주관하고 건강한작은교회연합,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회2.0목회자운동 및 사랑의 교회 갱신위원회가 최근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국내 대형교회 정관 개정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긴급포럼 개최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오는 3월26일 오후 3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예홀에서 ‘악법도 법이다?’라는 주제로 국내 일부 대형교회의 정관 개정을 둘러싼 쟁점과 전망, 교회 공공성 회복을 위한 대안을 논의하는 긴급포럼을 연다.

주최측은 이날 긴급포럼을 통해 최근 추진되고 있는 사랑의 교회 정관 개정 문제를 교회사·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통해 국내 교회 목회자 중심주의와 권위주의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그간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교계에 만연한 목회자 중심주의, 권위주의를 개선하기 ‘모범정관 제정운동’ 등을 통해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최근 표절 횡령·세습 등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일부 교회들을 중심으로 목회자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회 정관을 개정하는 사례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는 ‘교회 질서’와 ‘교인 자율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져 긴급포럼을 개최하게 됐다.

정관 개악 우려

최근 사랑의 교회는 정관 개정을 위해 정관개정위원회를 구성, 지난 3월9일 정관 전면 개정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연 바 있다. 이날 사랑의 교회는 기존 정관의 수정과, 신설 조항 설립 등 구체적인 정관 개정안을 제시했다.

사랑의 교회는 정관 개정안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교회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당회 의결정족수 변경 사항. 사랑의 교회 측은 기존 의결정족수를 당회원 3분의 2 이상 찬성에서 2분의 1 이상 찬성 등으로 변경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또한 교인 의무와 관련, 교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당회의 결의로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문제는 교인의 의무 중 ‘교회 정관과 장로회 헌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십일조, 기타 헌금의 의무를 가진다’라는 부분이 개정 정관 신설 사항으로 적시돼 있다는 점. 헌금이나 십일조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교인은 그 권리를 제한 당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사랑의 교회의 정관 개정이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현재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와 대치 양상을 연출하고 있는 ‘반오’ 측 신도들에 대한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설 교회 정관을 통해 당회가 교인들에 대한 권리 제한 권한을 얻게 될 경우 이에 대한 실질적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대안 모색의 장

이처럼 교계 일각에선 교회 정관 개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담임목사와 당회의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정관 개정, 모범적이라고 평가하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개신교에 대한 탈대형화, 탈세속화, 탈권력화 등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담임목사와 당회의 권한 강화 정관 개정은 반시대적 흐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조성되고 있는 반기독교적 사회 분위기의 배경에 일부 목회자들의 비리·의혹 사건이 자리 잡고 있음을 고려해 볼 때, 민주적 교회 정관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시대착오적 정관의 대두와 이를 모방하는 교회가 나타나고 있음을 우려해 긴급포럼회를 개최하고, 사랑의 교회 정관 개정안을 통해 그 대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포럼은 방인성 목사(개혁연대 공동대표)가 ‘정관 개악, 무엇이 문제인가’,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가 ‘교회는 어떻게 공공성을 회복할 것인가’, 강문대 변호사(법률사무소 로그)가 ‘법률적 관점에서 본 정관 개악’이라는 주제로 발제한다. 발제 후에는 자유 토론 등의 진행으로 민주적 교회 운영을 위한 현실적 대안 모색의 장이 열릴 전망이다.
 

김진형 기자  katpak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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