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순복음교회가 지난 3월4일 모 일간지에 게재한 성명서.

조용기 원로목사와 관련한 추문과, 그 일가의 교회 재산 사유화 의혹으로 인한 검찰 수사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또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번에는 조 목사의 처남 김성광 목사가 이끌고 있는 강남순복음교회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계약불이행 위반

지난 3월4일 모 일간지에 ‘장로님들께 드리는 글’이란 광고가 실렸다. 광고주는 강남순복음 교회 김성광 목사와 교역자, 당회원, 전성도. 광고 내용의 골자는 당초 강남순복음교회를 인수하기로 했던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이는 계약불이행 위법 사항이라는 것.

강남순복음교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초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가 강남순복음교회를 방문 매각 인수를 문의해왔고, 교회 대지 750평, 건평 3000평, 교인 2000여명, 연예산 40억원 등을 총 450억원에 매각 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양측은 합의를 가졌고 최초 제안 금액인 450억원에서 50억원이 감소한 400억원으로 매각가를 합의, 지난 2월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 사무실에서 총무국장 장로가 제시한 이행각서에 서명 날인했다.

당시 작성된 이행 각서 내용은 ▲교회를 개척하지 않는다 ▲양도한 교회기물, 현재 출석교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교역자나 직원은 선택적으로 인수한다 ▲각서 내용을 지키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모든 책임을 진다 등 이었다. 그리고 지난 2월23일 강남순복음교회측은 주일 예배를 통해 교인들에게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통합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2월26일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월26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산분과위원회는 강남순복음교회 매입 안건을 부결했다.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재정상 문제와, 매입 명분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매입 안건을 부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거니 받거니

이미 알려진대로 강남순복음교회는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처남, 김성광 목사가 이끌고 있다. 강남순복음교회는 지난 1984년 서울 대치동 된 이후, 약 30년 동안 재적 교인 1만 명으로 성장했지만 예배당 중축과 기도원 건축 등으로 부채 300억여 원, 매달 이자 1억원에 재정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강남순복음교회의 주장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매입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일방적으로 부결했고 이는 계약불이행 사안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당초의 계약 이행을 촉구하는 광고까지 게재하게 됐다는 설명.

하지만 강남순복음교회에 의해 계약불이행 위반 당사자로 지목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를 부정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3월9일 ‘순복음가족신문’을 통해 해당 사안은 계약불이행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양측 사이에서 매매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실무적 차원의 검토를 거쳤고, 매입의사가 없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지난 3월12일 강남순복음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했다. 강남순복음교회는 해당 광고를 통해,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매각인수 계약한 사실을 숨기고 교인들에게 사전논의만 있었다고 보고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 같은 주장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강남순복음교회가 계약 이행을 주장하는 근거로 내세운 ‘매각인수 이행 각서’는, 인수가 성사될 경우를 상정한 ‘강남순복음교회측’의 각서라고 반박했다. 즉, 해당 각서는 매입여부를 검토할 때 반영하기 위한 각서이지, 매매를 확정하는 정식 계약서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특히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매입건과 관련, 교회 내부 제반·절차상 규정, 매매대금 의 적정성을 확인하던 중 강남순복음교회의 부채액이 많아 은행으로부터 융자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 매매절차 진행 안건을 부결하고, 이를 강남순복음교회측에 통보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남순복음교회가 일방적 계약 파기를 주장하고 그 책임이 여의도순복음교회 대표자에게 있다는 성명서를 게재하는 것은 교회 대표자를 음해하고 성도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부적절한 행태라고 지적하며 성명서 발표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진실공방

이처럼 강남순복음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서로 판이한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 먼저 포문을 연 강남순복음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일방적으로 계약불이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계약불이행이 아니며, 강남순복음교회가 일간지 지면 광고를 통해 일방적인 주장을 제기하는 것은 음해라며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이 벌이고 있는 진실공방의 열쇠는 지난 2월14일 작성된 이행각서의 취지에 달려있다. 강남순복음교회는 해당 각서를 작성한 이후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김성광 목사에게 “통합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으며 계약금도 미리 지불하겠다”고 세 번 이상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남순복음교회 주장이 사실일 경우이행각서 체결은 매매확정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입장은 상이하다.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듯이 이행각서는 매입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참고 자료 차원이었다고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교계 일각에선 향후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 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일방적 해약에 책임을 묻고, 법적인 조치도 취할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처러 교회 매각 인수를 두고 양측이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교회와 교인의 매매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논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행각서 내용에 ▲교회를 개척하지 않는다 ▲양도한 교회기물, 현재 출석교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어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김진형 기자  katpak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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